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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설리가 생전에 출연했던 영화 ‘리얼’(2017)이 다시금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영화 속 베드신 촬영 과정에서 설리가 촬영에 대해 충분한 동의 없이 진행됐다는 의혹이다. 최근 관련 주장이 유튜브를 통해 제기되면서, 김수현 측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가 직접 해명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소속사는 “설리 배우가 해당 장면의 내용과 노출 수위에 대해 사전 인지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강요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입장은 단순히 개인의 해명이 아닌, 연예계 전반의 시스템에 대한 신뢰 문제와도 직결되어 있어 큰 파장을 일으켰다. 동시에, 이제는 고인이 된 설리를 둘러싼 이 논란이 다시 부각되는 것 자체에 대해 ‘2차 가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설리는 생전에도 과감한 선택과 소신 발언으로 늘 이슈의 중심에 서 있었다. '리얼'은 그녀가 생전에 남긴 마지막 상업 영화 중 하나로, 특히 베드신 장면은 당시에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그 장면이 실제로 어떻게 촬영되었고, 그녀의 동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당시 제작진 외에는 알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렇기에 이번 논란은 ‘진실’ 그 자체보다는 우리가 연예인을 바라보는 방식, 그리고 그들이 촬영 현장에서 마주하는 권력 구조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또한, 이번 해명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서 한국 영화계의 민감한 사안인 ‘배우의 촬영 동의와 인권 보호’ 문제를 다시금 공론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김수현과 설리라는 이름은 이 논란의 상징이 되었고, 우리는 그들의 입장과 함께 시스템적인 문제도 함께 바라봐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이번 논란의 본질은 단순히 '베드신' 장면의 유무나 표현 수위가 아니다. 해당 장면이 어떻게 기획되었고, 배우가 그 과정을 얼마나 주체적으로 결정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김수현 측은 분명히 사전 협의와 동의가 있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석연치 않다. 그 이유는 바로 과거 한국 영화계에서 벌어졌던 수많은 ‘비자발적 촬영’ 사례들 때문이다. 영화 현장은 종종 '창작'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과정을 정당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연기’와 ‘노출’ 사이에는 반드시 분명한 합의와 안전 장치가 필요하다. 특히 여성 배우의 경우, 젊고 신인일수록 그 선택의 자유는 종종 압박과 권유, 분위기라는 이름 아래 왜곡되기도 한다. 설리 역시 당시에는 배우로서 한창 활동을 넓히고 있던 시기였고, 그녀의 선택이 진정 자유로웠는지는 쉽게 단정할 수 없다. 더욱이 설리는 생전 다양한 인터뷰에서 ‘사람들의 시선’에 대한 고통을 종종 언급해왔다. 그녀가 선택한 모든 행동이 스스로의 의지였다고 하더라도, 사회적 압박이 그 배경에 있었는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렇기에 이번 논란은 설리 개인에 대한 비난이나 김수현 측에 대한 책임 묻기에 앞서, 콘텐츠 제작 현장의 구조적 문제와 배우 인권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와 함께 많은 대중들은 이번 논란을 통해 ‘관객’으로서의 책임도 돌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자극적인 장면이나 노출을 소비하는 시선, 그 뒤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존재를 외면하지 않았는가. 우리가 무엇을 보고,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서, 연예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이는 비단 배우만의 문제가 아닌,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문화의 문제이기도 하다.
김수현 측의 입장은 분명했다. ‘사전 동의가 있었고, 강요는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공식 입장은 논란을 일시적으로 잠재울 수는 있어도, 사람들의 마음속 의문과 불편함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다. 이는 단지 진실을 밝히는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더 근본적인 문화와 시스템의 문제로 넘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현실은 단순한 해명이 아니라, 한국 콘텐츠 산업이 어떻게 인간을 다루고 있는가에 대한 성찰이다. 감정 노동, 촬영 환경, 연기 강요, 성적 표현의 자유와 그 경계. 이 모든 것은 법과 제도보다도 먼저, 제작자와 소비자의 윤리적 기준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 기준이 무너지면, 예술도 상업도 결국 사람을 해치게 된다. 설리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없다. 그러나 그녀의 이름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다. 그것은 단지 스타의 상징이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바꿔야 할 현실을 마주하게 하는 거울이기도 하다. 김수현, 설리, 그리고 ‘리얼’을 둘러싼 이 논란은 그래서 중요한 이야기다. 무언가가 불편했다면, 그 불편함의 근원을 외면하지 말자. 그것이 진짜 변화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제 ‘좋은 콘텐츠’란 무엇인지, ‘배우의 권리’는 어떻게 보장되어야 하는지를 다시 묻고 있다. 이 논란이 단순한 과거 캐내기가 아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